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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선 후보 제안서

부산녹색당 2021. 5. 1. 17:13

2020년은 녹색당에겐 여러모로 힘든 파고가 우리를 흔들었던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전례없는 팬데믹의 상황과 기긴 장마, 잦은 태풍, 겨울철 급성 한파는 기후위기가 얼만큼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고, 당내의 정치적 상황도 갈등과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 2021년도 어느새 반쯤 흘러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팬데믹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고, 하루가 시급한 탄소 한계의 상황에도 여전히 토건 세력과 친자본 세력은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임계점을 넘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곳 부산에서 벌어진 신공항 논란만 해도 그렇습니다. 여전히 말로만 ‘그린 뉴딜’을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라고 제시하고 있는 것이 기존의 양당 체제입니다. 양당 체제는 그 시한을 다했고, 대안적 정치 세력이 지금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시기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부산녹색당은 지난 2019년부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위기에 대한 공부와 토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탄소의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시작했던 문제의식은 어느새 생태주의, 공장식 축산, 페미니즘 등 녹색당이 추구하고 있던 여러 가치로 가지를 뻗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결국 그 중심에는 ‘불평등’의 문제가 인류 생존의 목전까지 왔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평등의 문제는 지구를 겹겹이 들러싸고 있는 실타래 같습니다. 수많은 존재들이 각자의 층위에서 불평등을 감각합니다. 성차별, 연령차별, 인종차별 나아가 종차별까지... 그 불평등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법이 탈성장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탈성장은 단순히 숫자로 환산하는 성장주의를 탈피하여 세계를 인식하는 새로운 태도를 뜻합니다. 무한한 탐욕을 긍정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성장주의가 주는 열매를 거부하고 생명과 평화의 세계를 만들고 기후위기 시대를 다시 전환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연대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액션은 무엇일까요.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인류와 지구의 공존의 출발은 정치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7년 남짓 남은 인류의 시간 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금 돌아와 정치여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2022년은 한국의 대선이 있는 해입니다. 인류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을 앞두고 우리는 그만큼 절박하고 간절하게 선거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 간절함과 절박함을 담아 부산녹색당이 제안합니다. 기후위기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 모든 당들이 모여 초당적인 협력으로 기후위기 대선 후보를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어떤 이해타산도 지금은 잠시 내려놓고 기후위기와 불평등, 탈성장을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도록 우리는 기후위기 후보를 만들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는 것 역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지금입니다. 녹색당이 그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1.04.30.
부산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