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탈핵 공부 좀 하고 말합시다

맙소사, 핵발전소의 대체수단이 없으니 신고리 5, 6호기 건설하자고…

극중주의는 기회주의인가?

 

9월 26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를 계속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국민의당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계속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시작으로 한국의 탈핵에너지전환을 결정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안철수 대표가 핵발전 이익집단의 입장에 선 것은 매우 유감이다. 그리고 어제의 입장은 대선 후보시절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필요하지 않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본인의 공약도 뒤엎은 셈이다.

지난 2월 대선 후보 시절에 안철수 대표는 핵발전소 건립 계획에도 없던 신고리 7,8호기 백지화를 주장했었다. 핵발전소 건설계획조차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표를 얻고자 했던 안철수 대표의 태도는 무식과 판단없음만을 드러냈다.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안철수 대표는 “원전을 대체할 발전 수단이 없고, 다른 대안은 전기료가 몇 배나 뛴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 역시 한국의 에너지현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현재 한국 24기 핵발전소 중 7기가 계획예방정비로 멈춰있다(2017년 9월 4째주 기준). 가장 더운 8월 폭염을 지날 때조차 8기의 핵발전소가 계획예방정비 중에 있었지만, 전력예비율은 20%에 달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노후원전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가동하고 셧다운 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안철수 대표는 한빛핵발전소(영광)의 철판부식, 핵발전소 콘크리트 공극, 증기발생기의 망치발견에 뒤이은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보관장소의 콘크리트 부식 사건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심각한 사건을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가 현재 가동 중인 24기의 안전·투명 경영 여부를 점검하기로 한 것도 알고 있을까? 국민의당이 정치적인 대안이라며 호소하는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일이다.

안철수 대표는 너나 할 것 없이 얘기하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만,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한 혁명은 에너지전환, 정의로운 전환, 녹색전환이다. 이미 녹색당의 대안전력시나리오 2030에서 증명되었듯이 전기는 충분하고, 한국사회의 탈핵에너지 전환은 빠른 시간 내에도 가능하다. 그 출발점이 바로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지와 노후핵발전소 조기폐쇄이다.

소몰이 창법을 쓴다고 좋은 정치인이 되는 건 아니다. 정치인에겐 변신도 필요하지만 강직하게 지켜야 할 신념과 그 신념을 구체화할 학습이 중요하다. 지금 안철수 대표가 보이는 모습은 편향을 피하는 중도가 아니라 이익을 쫓아다니는 기회주의일 뿐이다. 정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만 철새정치인이 아니다.

 

2017. 9. 27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