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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성명

[논평] 혐오와 차별의 해일을 넘어 무지개 바다로!


#부산녹색당성명
#부산퀴어문화축제
#혐오와차별에맞서자

 

 

[부산녹색당 부산퀴어문화축제 지지성명]

 

 

 

 

 

9월 23일, 해운대 해수욕장 앞 구남로 광장에서 제1회 부산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2000년, 서울 퀴어문화축제를 시작으로 2009년 대구에 이어 부산은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세 번째 도시가 되었다. 2009년과 2017년 사이 8년이라는 시간은 그만큼 지역의 성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 속에 있음을 방증한다.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기 위한 퀴어문화축제 준비과정은 쉽지 않았다. 해운대구청은 같은 날 ‘아트마켓’ 행사가 구남로 광장에서 열리므로, 행사가 중복되면 보행이 불편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구남로 광장의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불허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7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병수 부산시장이 참석한 ‘COME BACK HOME 토크콘서트’는 아트마켓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행사가 진행되었다. 어떤 행사인지에 따라 처분이 달라지는 해운대구청의 이중잣대는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인권 증진 조례에는 ‘구민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병력(病歷), 혼인 여부, 정치적 의견 및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조례대로라면 해운대구청은 도로점용 허가 신청의 불허 결정을 즉각 취소하고 부산퀴어문화축제에 축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부산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여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에서는 ‘레알러브시민축제’라는 이름을 달고 차별과 혐오의 축제를 버젓이 진행하려 한다. 이성애 가부장제는 ‘진짜 사랑’이고 동성애는 ‘가짜 사랑’이란 말인가? 사람을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환대하지 않고 인간 재생산의 도구로 치부하며 가부장제와 이성애제도 규범을 강요하는 것만이 진짜 사랑이란 말인가. 부산녹색당은 “진짜" 사랑이 배제하고자 하는 규범없는 사랑의 편에 서겠다. 차별과 혐오의 시선 때문에 머뭇거리는 사랑들의 편에 서겠다.

 

퀴어문화축제의 주인공은 성소수자이지만, 성소수자만을 위한 축제는 아니다. 이성애 제도 밖의 다양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한 모두의 축제다. 폭력과 공포,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 친밀과 환대를 위한 사랑의 제도를 꿈꾸는 축제다. 다양한 욕망의 차이를 드러내고 함께 어울리며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목소리들이 노래 부르며 춤추는 날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부산퀴어문화축제의 개최를 위해 힘쓴 기획단과 연대단체에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 부산퀴어문화축제에서 만나자. 매일 매일이 내가 나일 수 있는 축제의 날이기를 기원하며, 혐오와 차별의 해일을 넘어 무지개 바다로 가자.

 

 

 

2017.09.21.
부산녹색당